서 론
유산균은 오랜 기간 동안 김치, 젓갈, 발효유, 치즈, 발효소시지 등 각종 발효식품의 제조에 광범위하게 이용되어 왔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인체에 무해한 안전한 미생물(GRAS, generally recognized as safe)로 간주되고 있다. 유산균은 발효과정에서 젖산과 박테리오신 등 항균물질과 다양한 향기성분을 생성하여 식품의 저장성 향상과 풍미 개선에 기여하며, 발효식품에서 분리된 다양한 유산균이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 활성을 나타낸다고 알려졌다(Lee, 2021; Seo et al., 2020). 프로바이오틱스는 ‘적당량을 섭취하였을 때 숙주의 건강에 유익한 작용을 하는 살아있는 미생물’로 프로바이오틱스 활성을 갖는 유산균은 장내 미생물 불균형 해소, 변비 개선, 아토피 개선, 콜레스테롤 저하, 항비만, 항염증, 항산화, 항암, 면역조절 등 다양한 생리적 기능을 나타내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Lee et al., 2019; Miyazawa et al., 2015; Ohashi and Ushida, 2009).
콩[Glycine max (L.) Merrill]은 양질의 식물성 단백질과 필수아미노산을 함유하고 있는 식품 원료로 대두, 검은콩, 녹두, 강낭콩, 완두콩 등 다양한 품종이 국내에서 생산되고 있다(Kang et al., 2011). 콩은 일반적으로 약 40% 정도의 단백질과 18% 정도의 지방을 함유하고 있어 단백질과 지방의 영양공급원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검은콩에는 단백질, 식이섬유, 비타민 B군 등 영양성분이 풍부하고 isoflavone, saponin, lecithin 등 기능성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항산화, 항암, 콜레스테롤 저하, 항염증, 탈모 개선 등 다양한 생리활성을 나타낸다고 보고되었다(Choi et al., 2017; Hwang et al., 2020; Shin et al., 2020). 최근 건강기능성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식물성 식품소재를 활용하여 기능성이 강화된 발효제품을 개발하는 추세이지만, 기능성 유산균과 단백질이 풍부한 콩을 함유한 발효제품 개발에 관한 연구는 미흡한 실정이다.
전 세계적으로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으나, 생균의 사용에 대한 오남용으로 부작용 사례가 증가하고 있어, 생균에 비해 안전하다고 알려진 사균체 연구가 주목받고 있다. 파라프로바이오틱스(paraprobiotics)는 생존활동을 하지 않는 사균 상태의 미생물로, 생균에 비하여 매우 안전하여 프로바이오틱스 처방이 어려운 고령의 환자와 고위험 환자군에게 대체제로 처방할 수 있으며, 경제적이고, 안정성이 높은 장점이 있다(Nataraj et al., 2020). 프로바이오틱스의 열처리 사균체는 활성산소종 제거능, 면역반응 조절 활성화, 장내 균총 개선, 항염증, 콜레스테롤 저하 등 다양한 생리활성을 나타낸다고 보고되었다(Akter et al., 2020; Kim et al., 2018; Nataraj et al., 2020). 유산균 사균체의 생리활성 성분으로는 lipoteichoic acid, peptidoglycan, exopolysaccharide, cell wall protein 등이 알려져 있다(Akter et al., 2020; Shin et al., 2015). 현재 국내의 사균체 연구는 외국에 비해 미흡한 실정으로 프로바이오틱스 균주를 이용하여 소수의 연구만 수행되었으며, 유산균 사균체를 함유한 발효물에 대한 연구는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본 연구에서는 김치로부터 분리한 유산균 중 프로바이오틱스 활성이 우수한 2종의 균주를 스타터로 선정하여 검은콩 함량과 protease 처리에 따른 검은콩 발효의 최적 조건을 확립하고, 발효물과 열처리 발효물의 품질 특성과 항산화 활성을 측정함으로써 기능성 유산균 사균체가 함유된 발효물 연구의 기초자료를 확보하고자 하였다.
재료 및 방법
본 연구에 사용된 김치는 충청도, 경기도, 전라도 지역의 가정집에서 수집한 후 2주 동안 숙성하여 사용하였다. 상업용 유산균인 Lacticaseibacillus rhamnosus GG(KCTC 5033)와 병원성 지시균주인 Escherichia coli KCTC 1039, Listeria monocytogenes KCTC 40307, Salmonella Typhimurium KCTC 2515, Staphylococcus aureus KCCM 11335, Bacillus cereus KCTC 1094는 생물자원센터에서 분양 받아 사용하였다. 발효에 사용된 검은콩 분말은 ㈜참자연(Cheon-an, Korea)에서 Fig. 1의 방법에 의해 전처리된 원료를 구입하여 사용하였다. 항산화 분석에 이용된 Folin & Ciocalteu's phenol, Na2CO3, gallic acid, DPPH, ethanol 등은 Sigma-Aldrich Co.(St. Louis, MO, USA)에서, 산업용 protease인 Alcalase 2.4L, Protamex, Flavourzyme 1000L은 Novozyme(Bagsvaerd, Denmark)에서 구입하였다.
김치 시료에 시료 10배의 멸균 생리식염수를 첨가하고 Stomacher (BagMixer 400W, Interscience, Saint Nom, France)를 이용하여 6분 동안 균질화하였다. 균질화된 용액을 십진법으로 희석하여 MRS agar(BD DifcoTM, USA)에 도말하고, 37℃에서 24시간 배양하였다. MRS agar에서 분리된 콜로니를 BCP agar에 접종하여 배양한 후 노란색 환을 생성하는 균주를 유산균으로 간주하고 선발하였다. 유산균의 protease 활성을 측정하기 위해 skim milk를 1.0%(w/v) 첨가한 MRS agar에 단일 콜로니를 접종하여 37℃, 24시간 배양한 후 생성된 halo zone의 크기를 측정하였다. 현미경(AE31 Trinocular, Microscope World, Carlsbad, USA)을 이용하여 선별된 유산균주의 형태학적 특성을 관찰하였으며, Gram 염색성과 catalase 활성을 확인하였다. 16S rRNA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에 의해 선별된 유산균주를 동정하였다. 유전자 증폭은 universal rRNA gene primer(27F and 1492R)를 사용하였으며, 16S rRNA 염기서열 분석은 분석서비스(BIOFACT, Daejeon, Korea)에 의뢰하여 진행하였다. 분석된 16S rRNA 염기서열 데이터는 National Center for Biotechnology Institute(NCBI)의 BLAST online program을 활용하여 Genbank database와 비교하여 동정하였다.
유산균의 내산성과 내담즙성 평가는 Son 등(2017)의 방법을 일부 수정하여 진행하였다. MRS broth에서 배양한(37℃, overnight) 유산균 배양액을 내산성과 내담즙성 실험에 사용하였다. 내산성은 0.3%(w/v) pepsin(Sigma-Aldrich, MO, Wyoming, USA)이 첨가된 MRS broth(pH 2.5)에 유산균을 약 1×107 CFU/mL 수준이 되도록 1%(v/v) 접종하고 3시간 반응시킨 다음 MRS agar에 도말하여 배양한 후 생균수를 측정하여 균의 생존율을 확인하였다. 내담즙성은 0.3% oxgall(DifcoTM, MD, Kansas, USA)이 함유된 MRS broth에 유산균을 약 1×107 CFU/mL 수준이 되도록 1%(v/v) 접종하여 24시간 반응시킨 다음 MRS agar에 도말하고 배양한 후 다음의 계산식에 따라 생균수를 측정하여 균의 생존율을 확인하였다.
유산균의 항균활성은 Kim 등(1999)의 방법을 일부 변형하여 측정하였다. MRS broth에서 37℃, overnight 배양한 유산균 배양액 1.5 mL를 원심분리(12,000×g, 4℃, 5 min)한 후 균체를 제거하고, 0.45 μm syringe filter를 이용하여 여과한 상등액을 사용하였다. 지시균주를 Tryptic soy broth(BD DifcoTM, Franklin Lake, USA)에 각각 접종하고, 37℃, overnight 배양한 후 약 1×106 CFU/mL 수준의 동일한 농도로 희석한 다음 Tryptic soy agar(BD DifcoTM, Franklin Lake, USA)에 접종하고 멸균한 면봉으로 도말하였다. 지시균주가 도말된 평판배지 위에 paper disc(8 mm)를 올려놓고 유산균 상등액을 100 μL씩 균일하게 분주하여 흡수시킨 후 37℃에서 24시간 배양하고, paper disc 주변에 형성된 억제환의 크기를 측정하여 항균활성을 평가하였다.
유산균의 효소활성은 API ZYM kit(BioMerieux Co., Marcy l’Etoile, France)를 사용하여 측정하였다. 유산균을 MRS broth에서 37℃, overnight 배양한 후 원심분리(12,000×g, 4℃, 10 min)하고 PBS용액으로 두 번 세척한 후 현탁액을 제조하였다. 현탁액을 API ZYM kit의 cuple에 65 μL 씩 분주하고 37°C에서 4시간 배양한 후 ZYM A와 ZYM B 시약을 각 한 방울씩 첨가하여 실온에서 5분 동안 반응시켰다. 이후 각 cuple에서의 색 변화를 관찰하여 기질 효소에 대한 활성 여부를 판독하였다.
검은콩 분말 시료 20%, 30% 또는 40%(w/v)에 증류수를 첨가하고 121℃에서 15분 동안 멸균한 후 멸균지퍼백에 분주한 것을 검은콩 발효용 배지로 사용하였다. Protease를 처리한 배지는 멸균 처리한 검은콩 배지에 식용 protease인 Alcalase 2.4 L, Protamex, Flavourzyme 1000 L를 각각 검은콩 고형분의 1%(w/v) 농도로 첨가하고 50℃에서 6시간 동안 반응시킨 후 100℃에서 10분간 가열처리하여 효소를 불활성화한 것을 사용하였다. MRS broth에서 37℃, overnight 배양한 유산균 배양액을 검은콩 배지와 효소처리한 검은콩 배지에 약 1×107 CFU/mL 수준이 되도록 1%(w/v) 접종한 후 37℃에서 72시간 동안 발효를 진행하였다. 이후 24, 48, 72시간에 회수한 발효물을 동결건조하여 시료로 사용하였다. 사균체 함유 열처리 발효물의 경우, 회수한 발효물을 121℃에서 15분간 멸균처리한 후 동결건조한 시료를 사용하였다.
발효 기간 동안 발효물을 3분획으로 1 g씩 채취하여 혼합한 후, 시료 1 g 당 9 mL의 멸균생리식염수를 첨가하여 십진법으로 희석하고 MRS agar에 도말하여 37℃에서 48시간 배양한 후 콜로니 수를 계산하여 측정하였다. pH 측정은 pH meter(Seven CompactTM pH / Ion S220, Meltter-Toledo, Switzerland)를 이용하였다. 총산도는 1% phenolphthalein 용액과 0.1 N NaOH 용액으로 중화적정하여 총산도 계산식에서 환산 계수를 0.009인 젖산 수치로 변환하여 젖산 함량(%)으로 나타내었다.
항산화활성 측정을 위하여 유산균과 검은콩 발효물의 전처리를 진행하였다. 생균 시료는 MRS broth에서 배양한(37℃, overnight) 유산균을 원심분리(12,000×g, 4℃, 10 min)한 후 상등액을 제거하고 PBS 용액으로 두 번 세척한 후 회수한 균체를 시료로 사용하였다. 사균체는 MRS broth에서 배양한(37℃, overnight) 유산균을 121℃에서 15분 동안 열처리하여 제조하였으며, 멸균 증류수로 두 번 세척한 후 회수한 균체를 사용하였다.
검은콩 발효물의 경우, 동결건조된 시료에서 유용 성분의 추출을 위해 Seon 등(2021)의 방법을 변형하여 실험에 사용하였다. 동결건조 시료 2 g에 멸균 증류수를 18 mL 첨가한 후 진탕배양기(BF-150 SIR-2R, Biofree, Korea)에서 150 rpm, 24시간 동안 추출한 후 증류수에 100배 희석하여 시료로 사용하였다.
DPPH(1,1-diphenyl 1-2-picrylhydrazyl) 라디칼 소거능은 Wang 등(2016)의 방법을 일부 수정하여 진행하였다. OD517nm에서 흡광치를 1.2로 조정한 후 0.4 mM DPPH 용액 1 mL와 시료 1 mL를 혼합하여 균질화한 다음 암실에서 30분 동안 반응한 후 혼합액을 원심분리(12,000×g, 4℃, 10min)하여 상등액을 회수하였다. 회수한 상등액의 흡광도를 OD517nm에서 측정하고, 다음의 계산식에 따라 DPPH 라디칼 소거능(%)을 계산하였다. 대조구는 PBS 용액을 사용하였다.
ABTS(2,2'-azino-bis 3-ethylbenzothiazoline-6-sulphonic acid) 라디칼 소거능은 Ji 등(2015)의 방법을 일부 수정하여 진행하였다. 멸균된 0.2 M sodium phosphate buffer(pH 7.4)에 7 mM ABTS와 5 mM potassium persulfate를 혼합하여 균질화한 다음 암실에서 16시간 이상 안정화시킨 후 흡광치를 0.7로 조정하였다. ABTS 시약 1.35 mL를 시료 150 μL에 첨가한 후 호일로 감싸 37℃에서 10분간 반응한 후 원심분리(12,000×g, 4℃, 10min)하여 상등액을 회수하였다. 회수한 상등액의 흡광도를 OD734nm에서 측정하고 다음의 계산식에 따라 ABTS 라디칼 소거능(%)을 계산하였다. 대조구는 PBS 용액을 사용하였다.
총 폴리페놀 함량은 Ahn 등(2012)의 방법을 일부 변형하여 수행하였다. 시료 0.5 mL를 취하여 1 N Folin & Ciocalteu's phenol reagent(Sigma-Aldrich) 0.3 mL와 혼합하였다. 이후 2% Na2CO3 3 mL를 가하여 상온에서 30분간 반응시킨 후 720 nm에서 흡광도를 측정하였다. Gallic acid를 표준물질로 사용하여 얻어진 표준곡선으로부터 gallic acid equivalent(mg GAE/g)로 환산하여 총 폴리페놀 함량을 계산하였다.
결과 및 고찰
김치시료를 BCP agar에 접종하여 배양한 후 젖산 생성으로 인하여 노란색 환을 형성하고, 균체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큰 100종의 콜로니를 유산균으로 간주하고 1차 선별하였다. 1차 선별한 균주를 대상으로 생육능, 내산성, 내담즙성, 항균활성, protease 활성, DPPH 라디칼 소거능을 측정하여 활성이 가장 우수한 2종의 균주(CH9, SU18)를 최종 선별하였다. 선별된 2종 균주의 형태학적 및 생화학적 특성을 확인한 결과, Gram 양성의 간균으로 catalase 음성 반응을 나타냈으며, Skim milk agar에서 뚜렷한 halo zone을 생성하여 protease 효소활성을 보여주었다. CH9과 SU18 균주의 16S rRNA 유전자 염기서열을 기반으로 NCBI nucleotide BLAST search를 수행하였으며, Genbank database에서 표준 균주들과 비교하여 상동성을 검토한 결과, Lactiplantibacillus plantarum CH9와 Lactiplantibacillus plantarum SU18로 규명되었고, 각각 99.12%와 99.75%의 높은 상동성을 보이며 동정되었다.
유산균은 섭취 후 프로바이오틱스로서 생리적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위액과 담즙이 존재하는 환경에서 생존할 수 있어야 한다(Seo and Lee, 2007). 위산에 대한 내산성 실험 결과, pH 2.5에서 L. plantarum CH9와 L. plantarum SU18 균주는 각각 89.92%와 88.32%의 높은 생존율을 나타내었다(Table 1). Oxgall이 0.3% 함유된 배지에서 내담즙성을 평가한 결과, L. plantarum CH9와 L. plantarum SU18의 생존율은 각각 95.01%, 92.84%로 상업용 프로바이오틱스 균주인 L. rhamnosus GG(92.21%)와 유사한 생존율을 나타내었다. Lim 등(2019)은 김치에서 분리한 L. paracasei KF26 균주가 pH 3.0의 산성 환경에서 92.3%의 생존률을 나타내었고, 0.3% 담즙염에서 91.2%의 생존률을 나타내었다고 보고하였다. 내산성 및 내담즙성은 유산균의 종류에 따라 그 수치가 다르게 나타나며, 같은 종의 경우에도 차이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Tulumoglu et al., 2013).
병원성 지시균주인 E. coli, S. aureus, L. monocytogenes, S. Typhimurium, B. cereus 대하여 L. plantarum CH9와 L. plantarum SU18 균주의 항균활성을 측정한 결과는 Table 2와 같다. CH9와 SU18 균주는 5종의 모든 병원성 세균에 대하여 13 mm 이상의 높은 저해환을 나타내어 항균활성 우수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특히 CH9 균주의 경우, S. Typhimurium에 대하여 최대 23 mm까지 저해환을 나타내었으며, 모든 균주에 대하여 L. rhamnosus GG 보다 높은 항균 활성을 나타내었다. L. plantarum SU18 균주는 L. rhamnosus GG와 비교하여 E. coli, S. aureus, B. cereus에 대한 항균 활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산균은 젖산, 아세트산, H2O2, 박테리오신 및 일부 지방산 등의 항균물질을 생산하여 병원성 세균의 생육을 억제하고 장내 균총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으며, 스타터로 이용할 경우 발효 시 부패세균의 오염을 억제한다고 알려져 있다(Kim et al., 1999).
API ZYM kit를 이용하여 L. plantarum CH9와 L. plantarum SU18 균주의 효소활성을 측정한 결과는 Table 3과 같다. 2종의 유산균 모두 protease 계열에 속하는 leucine arylamidase, valine arylamidase, cystine arylamidase 활성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CH9 균주는 α-chymotrypsin, SU18 균주는 trypsin 활성을 나타내었다. 또한 lactose를 glucose와 galactose로 분해하는데 관여하는 β-galactosidase 효소에 대한 활성을 나타내어 유당불내증의 감소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두 균주 모두 간에서 무독화된 발암성 전구물질을 장에서 발암물질로 재전환시키는 β-glucuronidase 활성(Lee et al., 2014)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어 검은콩 발효물의 제조에 사용 가능한 안전한 종균으로 판단된다.
생균과 열처리 사균체의 DPPH 라디칼 소거능과 ABTS 라디칼 소거능을 측정한 결과는 Fig. 2와 같다. L. plantarum CH9와 L. plantarum SU18 균주의 배양액을 121℃에서 15분 동안 멸균처리한 후 멸균증류수로 두 번 세척하여 얻어진 현탁액(109 cells/mL)을 사균체 시료로 사용하였으며, 대조군(생균)으로는 동일조건에서 멸균처리하지 않은 현탁액을 사용하였다. CH9 사균체와 SU18 사균체는 각각 61.78%와 56.20%의 DPPH 라디칼 소거능을 나타내어, CH9 생균(34.89%)과 SU18 생균(32.21%)과 비교하여 유의적으로 높은 항산화활성을 나타내었다(p<0.05). ABTS 라디칼 소거능의 경우에도 CH9 사균체와 SU18 사균체는 생균과 비교하여 유의적으로 높은 항산화활성을 나타내었다(p<0.05). Liu 등(2011)은 열처리를 이용한 유산균의 사균체화는 균체 표면에 존재하는 exopolysaccharide와 내부의 항산화물질의 용출을 유도하며, 당류와 아미노산 반응에 의해 항산화능을 나타내는 Maillard 반응물이 생성된다고 보고하였다.
검은콩 분말이 20%, 30% 또는 40%(w/v) 함유된 배지에 L. plantarum CH9 또는 L. plantarum SU18 균주를 각각 1%(v/v) 접종하고 72시간 동안 배양하면서 유산균의 생육특성을 분석하였다(Table 4). 검은콩이 20%와 30% 함유된 배지에서 24시간 발효 후 CH9와 SU18 균주의 생균수는 9.25-9.50 Log CFU/g까지 도달하였으며, 두 균주 모두 48시간 발효 후에도 9.45 Log CFU/g 이상의 높은 생균수를 유지하였다. 하지만 발효 72시간 후에는 생육이 억제되어 8.24-8.74 Log CFU/g까지 생균수가 감소하였다. 반면에 검은콩 40% 배지에서 24시간 발효한 경우 CH9와 SU18 균주의 생균수는 8.74-8.78 Log CFU/g에 도달하였으나, 검은콩 20%와 30% 배지에서 보다 유의차 있게 낮은 생균수를 나타내었다(p<0.05). 본 연구에서는 검은콩과 유산균체 함량이 높은 발효물을 제조하기 위하여, 30%의 검은콩 분말이 첨가된 배지를 선정하고 이후의 실험을 진행하였다.
유산균의 생육을 최대로 증가시키기 위하여 검은콩 배지(고형분 30%)를 산업용 protease(Alcalase, Protamex, Flavourzyme)로 처리한 후 CH9 또는 SU18 균주를 접종하고 발효시간에 따른 유산균의 생균수를 측정하였다(Table 5). 선별된 두 종의 균주 모두 Alcalase로 처리한 배지에서 48시간 발효 후 가장 높은 생균수를 나타내어, CH9는 10.87 Log CFU/g, SU18은 10.89 Log CFU/g까지 증식하였다. 반면에 Protamex 또는 Flavourzyme으로 처리한 배지에서는 48시간 후 9.98-10.50 Log CFU/g 범위의 생균수를 나타내었다. 따라서 검은콩 배지의 Alcalase 처리가 유산균 증식에 가장 우수한 효능을 나타낸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48시간 발효 후, Alcalase 처리한 검은콩 배지 발효물의 pH는 3.97-3.98, 산도는 3.35-3.71% 범위를 나타내어(Fig. 3), 유산균의 생육활성이 높은 Alcalase 처리 배지에서 산생성능이 더욱 증가하고 pH가 감소된 결과를 나타내었다. 따라서 본 연구 결과, 30% 검은콩 분말을 함유한 배지를 Alcalase로 처리한 후 선별된 유산균주로 48시간 동안 발효하는 것이 검은콩 발효물 제조에 최적 조건임을 확인하였다. Kim 등(2011)은 탈지미박에서 Alcalase 처리에 의해 peptide 중합체가 아미노산으로 분해되어 수용성 단백질의 함량이 유기적으로 증가되는 것을 확인하였으며, Shin 등(2021)은 Alcalase 처리에 의해 제조된 들깨박 배지에서 유산균의 빠른 생육과 산 생성능 증가를 관찰하였으며, 이는 protease 처리에 의한 가용성 단백질 함량의 증가에 기인한다고 보고하였다.
Alcalase로 처리한 검은콩 배지(30% 고형분)에 L. plantarum CH9와 L. plantarum SU18균주를 각각 접종하고 48시간 배양하여 얻어진 발효액을 121℃에서 15분 동안 열처리한 후 동결건조한 시료의 항산화 활성과 총 폴리페놀 함량을 측정한 결과는 Fig. 4와 같다. 발효하지 않은 검은콩 배지를 단순히 열처리한 시료(C-H)는 검은콩 배지(C)와 비교하여 유의적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CH9 발효물(CH9-F)과 SU18 발효물(SU18-F)의 DPPH 라디칼 소거능은 각각 49.52%와 56.88%로, 대조구인 검은콩 배지(24.55%)와 비교하여 각각 2배, 2.3배 증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멸균온도(121℃, 15분)에서의 열처리 공정은 발효물의 항산화활성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CH9 열처리 발효물(CH9-FH)과 SU18 열처리 발효물(SU18-FH)은 각각 67.46%와 70.16%의 DPPH 라디칼 소거능을 나타내어, 발효물의 열처리에 의해 소거능이 유의차 있게 증가되었다(p<0.05). ABTS라디칼 소거능의 경우, 대조구(73.08%)와 비교하여 CH9 발효물은 83.85%, SU18 발효물은 85.83%로 유의차 있게 증가되었으며(p<0.05), 열처리 발효물은 90% 이상으로 높은 소거능을 나타내었다.
CH9 발효물과 SU18 발효물의 총 폴리페놀 함량은 각각 30.83 GAE mg/g, 30.92 GAE mg/g으로, 대조구(10.75 GAE mg/g)와 비교하여 2.8배 증가하였으며, 발효물의 열처리에 의해 총 폴리페놀 함량이 추가적으로 증가되는 것이 확인되었다. 본 연구 결과는 흑마늘, 아마씨, 탈지미박 등 식물성 원료의 유산 발효에서 총 폴리페놀 함량과 항산화효과가 비례한다는 기존의 연구결과와 일치하였으며, 이는 유산균 발효에 의한 저분자 폴리페놀 화합물의 증가에 기인되는 것으로 보인다(Chae et al., 2011; Kim et al., 2011; Park et al., 2018). 본 연구에서 검은콩 발효물의 멸균처리에 의해 항산화 활성이 증가되었는데, 이는 열처리로 인한 유산균의 사균체화와 생리활성 물질의 용출에 기인하는 것으로 사료된다. Kang 등(2020)은 발효유에 Enterococcus faecalis 사균체를 첨가하였을 때 발효유의 DPPH와 ABTS 라디칼 소거능이 사균체의 농도 의존적으로 증가되었다고 보고하였다. 본 연구결과, 검은콩의 Alcalase 효소처리와 유산균 발효물의 열처리를 이용하여 고농도의 검은콩과 프로바이오틱 유산균 사균체가 함유된 기능성 발효제품의 제조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요 약
김치로부터 분리된 유산균 중에서 내산성, 내담즙성, 항산화활성, 항균활성 등 프로바이오틱스 활성이 우수한 2종의 균주를 스타터로 선정하여 검은콩의 최적 발효조건을 확립하고, 검은콩 발효물의 발효특성과 항산화활성을 평가하였다. Lactiplantibacillus plantarum CH9와 Lactiplantibacillus plantarum SU18 균주는 인공위액과 담즙염에 대한 높은 저항성을 갖고 있으며, 상업용 프로바이오틱스 균주인 Lacticaseibacillus rhamnosus GG와 비교하여 우수한 항균활성을 나타내었다. 121℃에서 15분 동안 열처리하여 제조한 CH9 사균체와 SU18 사균체는 생균과 비교하여 유의적으로 높은 항산화활성을 나타내었다(p<0.05). Alcalase로 처리한 검은콩 배지(고형분 30%)에 CH9 또는 SU18 균주를 접종하고 48시간 발효한 후 생균수가 10.8 Log CFU/g까지 도달하였으며, Alcalase 처리 배지에서 산생성능이 더욱 증가하고 pH가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30% 검은콩 분말을 함유한 배지를 Alcalase로 처리한 후 선별된 유산균주로 48시간 동안 발효하는 것이 검은콩 발효물 제조에 최적 조건임을 확인하였다. 대조군(효소처리 배지)과 비교하여, 유산균 발효에 의해 DPPH 라디칼 소거능, ABTS 라디칼 소거능, 총 폴리페놀 함량이 유의차 있게 증가하였으며(p<0.05), 멸균온도(121℃, 15분)에서의 열처리 공정은 추가적으로 발효물의 항산화활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본 연구는 프로바이오틱 사균체 함유 발효제품의 제조와 연구를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